말아톤

정윤철
조승우, 김미숙
드라마
전체 관람가
2005-01-27

줄거리

2005년, 당신의 심장을 뛰게 할 가슴벅찬 감동 

5살 지능의 자폐아, 42.195km의 마라톤, 극한의 고통과 인내, 아들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는 헌신적인 모성애, 영화 <말아톤>을 설명하는 이 말들은 모두 사실이긴 하지만 결코 전부는 아니다. 

<말아톤>은 마라톤이라는 스포츠를 통해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을 가능케하고, 그 힘겨운 레이스를 끝까지 달리게 하는 어떤 ‘의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말아톤>에서의 마라톤은 결국 우리 자신의 삶에서 각자가 이루고자 하는 그 어떤 목표이자 의지 표현의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말아톤>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초원이 마라톤을 완주해내는 순간이 아니라 마라톤의 스타트 라인에 선 초원이 말리는 엄마의 손을 놓고 스스로의 의지로 달려나가는 순간이다. 한번도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 적 없는 아들을 보며 엄마는 끊임없이 회의하지만, 아들은 결국 자신의 의지로 홀로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마지막 마라톤 레이스 장면에서 세상 누구보다 행복한 표정으로 햇살 속을 달리는 초원의 모습.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가 될 그 모습을 통해 관객은 부모의 강요나 그 어떤 외부적인 조건에 의한 것이 아닌, 오로지 자신의 순수한 의지로 원하는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는 사람의 미소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 목격할 것이다. 상투적인 감동이나 강요된 깨달음이 아닌, 영화 속의 인물들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 깊은 공감을 통해 선사받는 기분좋은 감동, 그것이 <말아톤>을 다른 휴먼 드라마들과 차별되게 하는 가장 큰 미덕이다. 그리고 초원의 행복한 미소는 관객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 삶에 지쳐 주저앉고 싶은 순간마다 다시 달리게끔 만드는 에너지가 되어줄 것이다. 

희생보다 아름다운 자립의 순간 

<말아톤> 속의 엄마 경숙. 그녀는 이미 자신을 위한 삶은 포기한지 오래다. 자폐증 아들에 대한 경멸적인 시선, 독하고 극성스러운 여자라는 주변의 따가운 눈길, 신경써주지 못한 사이 자꾸만 비뚤어지는 둘째 아들, 주위의 모든 것이 그녀를 힘들게 하지만 그녀는 그런 것들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 그녀의 목표는 오로지 자폐아 아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렇게 그녀는 희생을 감수하며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집착으로까지 보이는 그녀의 행동들은 우리가 짐이라고 느꼈었던 우리들 부모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엄마는 수십년간 잡고 있었던 아들의 손을 마지막 순간까지 선뜻 놓지 못하지만 아들은 끝내 그 손을 놓고 달려나간다.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남을 수 있음을 그렇게 증명해 보이는 것이다. 그 모습을 목격하며 우리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은 제 스스로 온전히 설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음을. 또한 그토록 진저리쳐지고, 족쇄로만 느껴졌던 부모란 존재가 없었다면 그러한 순간은 오지 못했을 것임을. 

바로 이 지점에서 <말아톤>은 가족 혹은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를 소재로 한 다른 영화들과 차별된다. 기존의 한국 영화들은 의도적으로 설정된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의 부모의 무조건적인 희생, 그리고 자식의 뒤늦은 깨달음을 통해 관객의 죄의식을 자극하고 눈물을 자아내는 상투성에 그치곤 했다. 하지만 <말아톤>은 고귀한 희생의 의미를 일깨우는 동시에, 희생보다 더 아름다운 자립의 순간을 그려내고 있다. 세상 모든 자식들이 꿈꾸는 자립의 순간, 그 순간 느끼는 희열과 감동. 그렇게 <말아톤>은 희망으로 가득 차 있으며, 유쾌하고 기분좋은 감동을 선사하는 가족 영화이다. 

 

열정과 연륜, 패기와 관록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최고의 연기 앙상블 

탁월한 캐릭터 해석과 뛰어난 표현력으로 언제나 맡은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내는 배우 조승우. 타고난 능력과 넘치는 에너지, 거기에 남들보다 배로 노력하는 성실함까지... 바로 조승우가 동세대 최고의 배우로 손꼽히는 이유이다. 윤초원 역에 조승우 이외의 다른 배우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그이지만, 조승우는 ‘아마도 영화가 완성된 후에도 나는 초원이에 대해서 완전히 안다고 말하기 힘들 것이다’라며 이번 연기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그런 그를 옆에서 든든히 받쳐주고 있는 또 한명의 배우가 있으니 바로 엄마 경숙 역의 김미숙이다. 오랜만에 영화 연기에 도전하는 김미숙은 카메라 앞에서 긴장되고 설레이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TV 드라마에서 쌓아온 오랜 연륜과 내공을 증명하듯 여유있고 편안한 모습으로 조승우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조승우의 넘치는 에너지가 놀랍다는 김미숙, 실제 엄마처럼 너무 편하게 대해주셔 고맙다는 조승우. 두 사람은 카메라 밖에서도 실제 모자지간처럼 지내며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고 있다. 최고의 연기자인 두 사람의 연기 앙상블은 영화 <말아톤>을 기대하게 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주인공 조승우과 김미숙 이외에도 <말아톤>에는 많은 TV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자연스럽고 감칠맛 나는 연기를 선보여온 코치 역의 이기영, 대작 드라마들의 주인공 아역을 도맡으며 어느덧 연기경력 10년차에 접어든 아역스타 백성현, 최근 시트콤으로까지 연기 영역을 넓히고 있는 배우 안내상 등 뛰어난 연기자들이 포진, 빛나는 연기로 작품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 살아 숨쉬는 사람들의 이야기 

<말아톤>은 실제 인물인 배형진군의 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이다. 엄마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한 자폐증 청년이 끝내 스스로의 힘으로 정상인도 하기 힘든 42.195km의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해낸 이야기는 TV와 책을 통해 소개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안겨준 바 있다. 실화를 소재로 한 많은 영화들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말아톤>은 여타 실화 소재의 영화들과는 조금 다른 의미를 갖는다. <말아톤>은 역사속에 숨겨져 있던 충격적인 사건이나 영웅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바로 이 시간, 우리의 이웃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은 기적을 말하고 있다. 길을 걷다 언제라도 마주칠 수 있는 바로 우리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반성하고, 또 살아가는 이유를 돌아보게 될 것이다. 또한 그 편안한 공감대 속에서 보다 큰 감동을 선사받게 될 것이다. 

 

2년간의 땀이 어린 시나리오, 준비된 신인 감독 정윤철 

<기념촬영>, <동면> 등의 단편영화로 국내외 영화제에서 호평받으며 충무로의 기대주로 손꼽혀온 감독 정윤철. 장편 데뷔작으로 <말아톤>의 시나리오를 준비하던 정윤철 감독은 주인공 초원의 실제 모델인 배형진을 직접 만났다. 그리고 그와 함께 양재천 마라톤 클럽에 가입해 1년간 마라톤을 했다. 마라톤으론 한참 고수인 서브 쓰리 (세시간 이내 풀코스 완주) 주자인 형진이와 함께 뛰면서 초보 마라토너 정윤철 감독은 달리는 형진이를 직접 보고 느꼈다. 그렇게 형진이와 그 주변 사람들 안에 들어가 그들과의 거리를 한 발짝씩 줄여가며 정윤철 감독은 비로소 영화 <말아톤>을, 그리고 초원이를 스크린위에 어떻게 그려내야 할지 구체적인 방향을 잡게 된다. 그리고 완성된 시나리오엔 직접 달려본 사람의 경험과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그동안 <말아톤>이 충무로에 끊임없이 회자되며 탄탄하고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라고 평가받아온 것은 바로 그 같은 노력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제, 정윤철 감독의 이같은 노력은 수많은 스탭들의 땀과 열정과 함께 한 컷 한컷 필름에 담겨져 한 편의 영화로의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예고편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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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터

스틸컷